케이앤제이 전망
동사의 영업이익 대다수는 아래처럼 반도체 부품 사업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동사가 상장한 이후 디스플레이 사업부에서는 3Q21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 분들은 매출액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영업적자를 계속해서 기록 중인 디스플레이 사업
지속적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부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부품 사업부에 더 큰 관심이 있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이러한 시각에 따라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설명을 생략하고, 반도체 부품 사업부문에 대해서 더 비중 있게 다루려 합니다. 동사의 주요 제품은 SiC Focus Ring으로,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소모품입니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노광공정 이후에 필요 없는 부분을 지우기 위해 식각 공정을 거치는데, 이 식각 공정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지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플라스마 가스입니다. 그런데 이 플라스마 가스에 의해 반도체 웨이퍼가 흔들리게 된다면, 제대로 된 식각이 완료될 수 없기 때문에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시키게 하는 부품이 필요합니다.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시켜주는 소모품이 바로 SiC Ring입니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부품(Si Ring)이 있긴 한데, Si Ring은 SiC Ring보다도 플라스마 가스에 대한 내화학성이 뛰어나지 못해 교체주기가 짧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의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식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스마 가스는 고밀도/고에너지의 특징을 갖는데, Si Ring보다는 SiC Ring이 내화학성이 뛰어나 보다 오래 버틸 수 있어 최근에 SiC Ring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중입니다. 티씨케이 시계열 매출액 그래프 / 버틀러 사용 Good! 실제로 SiC Ring 시장의 약 7~80%를 점유하고 있는 티씨케이의 매출액 시계열 그래프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큰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씨케이 계열 매출액
20년 1Q 매출액 513억 원이 22년 1Q에는 778억 원으로 단 2년 만에 50%가 성장한 셈입니다. 아래 IPO 당시(2018년)에는 SiC Ring 시장이 약 1,800억 원에 불과했다고 하니 단순 계산으로 3~4년 만에 SiC Ring 시장이 2~3배 급성장했다는 셈법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드는 의구심 하나가 있습니다 : "점유율 1등 기업을 사는 게 더 낫지 않나?" 맞습니다! 일본에서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매입하고, 점유율 1등 기업인 티씨케이를 사는 게 더 마음 편안한 투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논리적 귀결도 가능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사를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애프터마켓이 대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② 티씨케이는 일본 기업이기 때문에 동사가 국산화의 수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동사는 도쿄일렉트론(TEL), 램 리서치(LAM), 어플라이드 머트리얼즈와 같은 식각 장비 회사에게 SiC Ring을 납품하는 기업이 아니라, 종합 반도체 기업인 삼전, SK하닉 등에 SiC Ring을 직접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장비업체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시장을 비포마켓, 종합 반도체 업체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시장을 애프터마켓이라고 일컫습니다. 비포마켓은 부품업체의 마진과 장비업체의 마진이 더해져서 삼전/SK하닉에 공급되기에 가격단가가 비싼 편입니다. 애프터마켓은 부품업체의 마진만이 붙기에 가격단가가 좀 더 싼 편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비포마켓은 정품, 애프터마켓은 복제품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아무래도 처음 신공장이 완공되어 식각 장비를 대규모로 도입될 때에는 정품인 비포마켓 플레이어의 부품이 다수 공급되다가, 신공장의 가동이 점점 될수록 가격이 저렴한 애프터마켓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사는 월덱스(Si Ring 공급)와 함께 반도체 부품 시장에서 SiC Ring을 공급하는 애프터 마켓의 플레이어입니다. 삼전이나 SK하닉과 같은 반도체 업체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티씨케이가 지난 수년 동안 공급해온 비포마켓에서의 SiC Ring을 이제는 가격이 보다 저렴한 애프터마켓에서도 조달받으려 하는 수요가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특히 삼성전자 신공장인 P3나 SK하닉의 이천 M16공장에서 가동 초기에는 부득이하게 티씨케이의 SiC Ring을 대량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애프터마켓에서 동사의 SiC Ring을 더 많이 구매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 존재합니다. 상당히 논리적인 전개입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차용하여 케이엔제이의 After Market에서의 제품 공급이 확대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와 맞물린 덕분인지 동사는 올해 4월 80억 가량의 SiC Focus Ring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시설투자를 결정합니다. 기업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타 기업 대비 작은 규모로 볼 수도 있겠지만, 자기 자본 대비 20%이기에 동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투자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SiC Ring에 대한 애프터 마켓의 확대를 경영진이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비포마켓에서 SiC Ring의 1등 기업인 티씨케이는 점점 일본 기업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티씨케이는 케이씨텍(우리나라 기업)과 도카이카본(일본 기업)의 합작회사였습니다. 설립 초기 도카이카본이 약 40%, 케이씨텍이 30%의 지분율로 세워져 2018년까지 큰 변동이 없었다가, 최근 케이씨텍이 적극적으로 티씨케이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분율은 11%까지 축소됐습니다. 사실상 일본 기업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케이씨텍의 티씨케이 처분내역 우리나라는 일본의 반도체 규제로 인해 한 번 큰 코 데인 바 있습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최대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업체를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티씨케이가 일본 기업이기 때문에 티씨케이의 SiC Ring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국산화라는 기조 아래에서 동사의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애프터마켓의 확대와 함께 국산화 기조는 동사의 SiC Ring을 더 채택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하나 걸리는 것은 동사는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당 포스팅을 하는 날짜 기준으로 동사의 기업가치는 약 900억 원가량입니다. 그런데 동사의 21년 영업이익은 44억 원이었습니다. 21년 영업이익 기준으로 봐도 POR이 20배가 넘어가서, 월덱스나 티씨케이, 하나 머트리얼즈 대비 고 밸류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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